어제에 이어 오늘도 헬스장에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오랜만에 운동을 한 탓인지 온몸에 알이 배겨 힘들더라구요. 그래도 막상 뛰면 뛰어집니다.

오늘은 달리다 보니 예전에 동네에서 5km 마라톤이 열려 참가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땐 대학생이었고 취준생이어서 뭔가 지쳐있었는데, 마라톤 준비를 계기로 몸과 마음을 리프레시 했었습니다. 사실 준비도 별거 없었고 마라톤 일주일 전에 학교 트랙에서 잠깐 뛰었던 게 다였습니다.
준비할 동안에는 사실 5km를 완주한 적도 없어서 막상 마라톤 당일에 완주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됐습니다. 친구가 같이 나왔는데 친구는 결승선 근처에서 기다리겠다고 했었습니다.
그렇게 달리기를 시작하고 꽤 시간이 지나니 주변에 사람이 적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제 속도도 점점 느려지던 그때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아이가 저를 앞질러 갔습니다.

그때 많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저 시절에 무얼 하며 놀았을까 싶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 친구의 뒤를 조금이라도 따라가자 싶어 다시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또 많이 힘들어져있을 때쯤 저 멀리서 기다리는 친구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다시 또 힘을 내서 달려 친구의 근처로 갔고, 친구는 이제 다 왔다면서 조금만 힘을 내라고 격려해 줬습니다.
그 말에 힘입어 막판 스퍼트를 뛰었습니다. 제 속도에 맞춰 뛰던 친구의 모습이 뒤로 점점 사라졌고, 마지막 코너를 돌았을 때 저는 놀랐습니다. 친구의 말과는 달리 아직 꽤나 많이 남아있어서 그 거리를 이 속도로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앞에 꽤 사람들이 보여서 어찌어찌 골인은 했습니다. 그리고 주저앉아 쉬고 있었는데 친구가 옆에 왔습니다. 친구는 아직 그 정도로 힘이 있는지 몰랐다고 자기도 나름 전력을 다해 뛰었는데도 못 따라왔다고 말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인생도 똑같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아한 백조의 모습 아래에는 힘차고 분주한 발놀림이 있듯이 저는 지쳐 쓰러지기 직전이었지만, 친구에게는 힘찬 뜀박질로 보였듯이요.
지금 힘든 모든 분들 코너 뒤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조금만 힘내서 살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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